미생 명대사 1-미안하다…좀 많이

요즘은 드라마 미생이 대세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웹툰 <미생>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다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드라마로 재탄생했고, 지금은 나와 우리집 룸메가 제일 좋아하고 기다리는 드라마로 자리매김을 했다. 미생의 등장인물 하나 하나가 우리 실제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높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는데, 그 중 가장 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줌마들이 젤로 좋아한다는 주인공 꽃미남 장그래가 아니라 그를 이끌어주는 인간적인 상사 오과장(지금은 오차장)이다.

오과장 캐릭터는 독특하다. 연차가 찼음에도 승진을 하지 못해 만년 과장 타이틀을 달고있는 일반적인 기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누군가의 모습일것이다. 오과장은 외모만 본다면 요샛말로 ‘쩔어있는’ 캐릭터다. 과도한 업무에 ‘쩔고’, 회사 조직 내에서의 처세에 ‘쩔고’, 지친 삶을 달래려 매일같이 마셔대는 술에 ‘쩔어있는’ 그런 캐릭터다. 한마디로 후즐그레…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과장 캐릭터는 나에게 깊은 공감과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을 가진 옆집 아저씨 일인에 투영되는 캐릭터이지만 회사생활에 꼭 있었으면 하는 멋진 선배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팀 내부에서는 엄격한 선배이지만 회사 내에서는 자신의 팀원을 지켜내는 기대고픈 팀장이고, 회사 밖에서는 믿음을 주는 인생선배의 모습을 보여주는 오과장… 드라마 속 캐릭터인 그가 내뱉는 주옥같은 대사들은 우리 삶을 투영하는 메시지이자 공감만빵인 현실 언어인 것이다. 그리하여 오과장의 명언록은 나의 일상생활과 싱크로률 100% 라고 할수있겠다.

오과장의 명언(?) 몇가지만 보자면…

“턱걸이를 만만히 보고 매달려 보면 알게 돼.
내몸이 얼마나 무거운지.
현실에 던져보면 알게 돼.
내 삶이 얼마나 버거운지.”
……………………………………………………………………..캬아…멋지다, 오과장. 나도 항상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늘, 언제나, 항상, 한결같이, 줄곧, 무겁다고…………턱걸이를 만만하게 본적도 없지만 내 몸이 무거운건 알고 있었다고…..흑.

인턴기간 후, 영업 3팀의 계약직으로 돌아온 장그래에게 오과장은 조언을 한다.
“난 솔직히 너 돌아온거 반갑지않아. 너도 알다시피 일당백이 필요하다고. 이왕 들어왔으니까 일단 버텨봐라. 여긴 버티는 게 일인데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 거니까. 넌 잘 모르겠지만 바둑에 이런말이있어. 미생. 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미생이란 바둑용어로서 해당 집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애매한 형태를 말한다고 한다. 살아가는 이상 우린 아직 미생이다. 완생을 꿈꾸지만 결국 미생에 그치고 말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완생이 되지 않을까? 라고 바란다. 회사라는 큰 조직속에서 완생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우리들. 현실이라는 바둑판 위에 올라선 우리들. 미생으로 살아가는 우리 존재들. 화이팅! 외치고 싶다.

“미안하다. 좀 많이”
마부장이 올리라는 사과문을 손수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우리의 오과장! 센스있는 오과장! 심금을 울리는 명대사는 아니지만, 감히! 회사에서 사과문을 저렇게 올린 배포를 가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이래서 나는 오과장에 열광하는 것이다.

한석율에게 휘둘리는 장그래를 본 오과장은 왜 그리 당당하지 못하냐고 장그래를 질책한다.
“화도 났고 얄미운 사람이지만, 저한테는 한석율씨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자존심과 오기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차이라는 것은 분명히 존재하니까요. 부끄럽지만 일단 내일은 살아남아야하니까요”
장그래가 한말이다. 장그래는 절실하다. 살아남아야 하니까. 정말이지 살아남아야하는 것은 회사다니는 직장인에게는 어쩜 숙명과도 같은 과제인것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분명 자존심 상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뻗치는게 비일비재하다.하지만 살아남아야 한다. 게다가 아직 인턴인 장그래의 사정에서는 더더욱 살아남아야했다. 비장한 장그래의 마음에 느낀바가 있는 오과장은 오로지 부하직원을 위해 최전무에게 고개를 숙이러 간다. 그리고 숙였다, 자존심을. ………………………………………….아. 정말이지, 오과장은 진정 멋진 팀장이다.

오과장 캐릭터는 나에겐 무척 매력적으로 보인다. 엄한 것 같으면서도 인간적이고, 냉정한 것 같으면서도 따뜻하다. 내가 오과장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외로운 직장인들의 마음 한 구석을 감싸주는 그의 말 한마디, 팀 내에서는 크게 혼내더라도 밖에 나가서는 ‘우리 애’라고 내편에 서주는 따뜻함이야말로 직장인들이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상사들에게 원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나에게 오과장 같은 사람이 과연 있었던가? 아무리 멋진 캐릭터여도 현실과 드라마는 다를것이다. 오과장은 그저 화면 속의 인물일 뿐이다. 드라마속 오과장에 열광하기보다 내 주변의, 나만의 ‘오과장’이 있었으면 더 좋을것 같다. 미생의 인기가 리얼한 직장 생활을 그려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역시 현실의 우리주변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장그래가 있다면, 누군가에겐 김대리가 있고, 또 누군가에겐 오과장이 있다는 것이다. 힘들고 고된 직장생활, 외로워하기보다 내 주변의 오과장을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누군가의 오과장이 될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면 나는 혹시 오지랍?

내가 오과장을 좀 편애 하긴 하지만 다른 캐릭터들의 명대사도 무시할순 없다. 나의 심금을 울리는 대사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약간 코드가 다를지 모른다. 다음에는 다른 인물들이 날린 명대사편을 가지고 다시 오겠다. 그래도 나의 페이버릿은 변함없이 오과장!!! ………헉! 혹시 나의 이상형이 오과장 타입? 그라고 보니 룸메…니, 오과장(이성민) 쪼매 닮은거 가끼도 하네..? 엉엉, 내딸! 니는 엄마 닮아서 눈이 이래 낮아 뿌리마 안된다이! 단디! 해라이! 아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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