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겨울을 견뎌 내려면? 1탄
미네소타의 겨울을 견뎌 내려면?
스키를 타라!
……라고 우리 룸메가 말했다. 헐……
미네소타는 겨울이 춥다. 많이 춥다. 진짜 많이 춥다. 엄청 많이 춥다. 허벌나게 많이 춥다.
게다가 겨울이 길기까지 하다. 용서가 되질 않는다. 내가 미네소타 산지 15년이 거의 되가는데 매년 겨울은 춥고 길었던 기억뿐이다. 항상 춥고 눈이 많이 오고 했기에 어느해 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해, 어느 날 인것으로 기억한다. 꽃샘추위 무슨추위…다 지나가고 겨울옷 정리해서 넣어놓고 한숨 돌려쉰 5월의 어느날, 눈이 매섭게 오면서 한파가 내리쳤다. 5월인뎃!!!! !!!!!!!!!!! 잘 정리해서 놓은 겨울옷들 당장 소환해 내어 다시 입었다. 거금 들여 드라이 클리닝한 오리털 파카도 다시 꺼내 입었다. 헛고생한게 서러워 눈물이 앞을 가렸다. 돈도 아까웠다. 당장에 딸래미 들쳐업고 미네소타를 떠나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 겨울은 좀 따뜻한 편이야, 그지?” 라며 헤맑게 웃는 나의 룸메…. 그분의 뒤통수를 삼선쓰레빠로 날려주고싶었더랬다. 진심으로! 온힘을 다해서! 그때 기온이 영하 27도! 였다.
그런데 그런 매년 일어나는 비슷한 기억을 뒤로 하고 작년엔 정말 더 추운 겨울을 보냈었다. 혹시 보았는가? 티비에서 두툼한 오리털 잠바로 무장한 아저씨가 엄동설한 야외에 서서 뜨신물을 쓸데없이 쫘-악! 뿌리면 물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뽀얀 눈이 되어 살포시 내려앉는 장면을 연출하는 클립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작년, 바로여기, 바로 미네소타에서 찍은것이다. 그 호러?스러운 장면은 다른 뉴스나 인터넷 채널을 타고 세계곳곳에 방영되었고 그 장면을 본 다른 지구인들은 우리 미네소타인들을 동정했다 “어딘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살곳이 못된데, 북극이랑 남극보다 춥데” 라고 씨부리면… 그맘때의 나는 정말 절망했었다. 우리 계속 미네소타에 살아야해? 하는 난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장면을 본 우리 룸메와 나의 외동딸은 밖으로 뛰쳐나가서 티비에 나온 아저씨 처럼 뜨거운 물을 뿌리며 “앗싸! 진짜로 눈으로 변하네? 하하하하” 라면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나는 모성이란게 내게도 존재 한다는 사실에 그때 깊이 감사했다. 그때 당장 현관문을 잠그고 체인도 채운뒤 다시는 열어주지 않고 싶었던 본능을 누르고 외동딸에게 문을 열어줬던 것이다. 저 둘의 뼈와 살은 데체 무엇으로 만들어 졌을까? 외부에서 몇십초만 피부를 노출 시키고 있으면 동상 걸린다고 뉴스엥커 아줌마가 “다들 집에 걍 방콕하고 있으숑” 하던 그날! 이 둘은 장갑도 안끼고 밖에서 물놀이를 하고 들어 왔는데 둘의 손은 멀. 쩡. 했다. 핏줄의 무서움을 그때 다시 느꼈다.
매일 꿈꾼다. 이 춥고 무서운 미네소타를 떠나서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행복하게 사는 꿈을! 근데 룸메는 미네소타가 좋단다. 시원해서. 헐. 내가 미쵸! 그.런.데…. 미네소타에서 나고 자란 나의 외동딸도 미네소타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자기는 겨울에 반바지 입어도 괜찮다고 자랑한다. 지는 미네소탄이라서. 허걱. 그래서 내가 절망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하면 이 미네소타의 미친겨울을 견딜수 있어…?”
“스키를 타라!”
………..라고 우리 룸메가 말했다. 아-오! !!!!!!
가까운 동네스키장 소개
Three Rivers Park District: 리프트 가격도 착하고 스키스쿨(이거 굿딜임. 레슨가격에 리프트, 스키 렌탈 가격이 포함되어 있음, 레슨 3번인가 하면 공짜 티켓나옴. 그래서 그 가격이 좋아서 레슨 째고 그냥 타는 사람도 있음)의 수준도 왠만한편임. 야간스키를 가면 할인가격이라 기분 째짐. 야경을 보면서 핫초코 마시면 분위기 쩔음. 시즌패스도 (4인 가족은 제일 좋은 딜) 괜찮은편. 시즌 시작전에 부지런히 들락거리면 스키 라커(시즌내내 쓸수 있는 라커라서 매번 이사짐센타처럼 들고 다닐필요 없음)도 좋은 가격에 렌트할수 있음. 개인적으로 Hyland를 더 좋아함. Elm Creek은 리프트가 후짐.
Elm Creek Winter Recreation Area
Buck Hill – Minnesota Skiing, Snowboarding, & Snow Tubing:
스키보다 스노우보드 타기에 더 좋음. 간혹 청소년들이 보드 험하게 타서 낭패볼수 있음(러프하게 타는 넘들 때문에 귀한 내새끼 울었음). 모글이 잘 되어 있는편임.
Welch Village Ski and Snowboard Area:
가보진 않았지만 괜찮다고 함. 미네소타에서 제일 일찍 개장하고 제일 늦게 폐장하는 곳으로 유명함.
Afton Alps:
트윈시티에서 가까운 스키장중 제일 나음. 샬렛도 여러개 있고 스키런도 제일 많음. Epic으로 바뀐후 서비스도 나아졌음. 시즌패스 종류에 따라 콜로라도, 네바다, 유타등 다른주에서도 같이 쓸수 있음(특히 어린이 Epic 로칼패스는 가격대비 굿딜임). 시즌패스 안살거면 적어도 Preferred Program 은 들어줘야 돈 아낄수 있음. 음식이 비싸고 맛이 후짐. 처음 가는 사람은 스키장 지도를 유용하게 쓸일이 생길지도 모름. 스키 타기 좋은 날엔 파킹하기 힘든 날이 많음. 근처 새길이 생기면서 쥐피에수가 헛소리 할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