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겨울을 견뎌 내려면? 3탄 – 콜로라도편, 약을 꼭 미리 먹어둘것!

스키를 타라!
…………………………라고 우리 룸메가 말했다.

…………………………………………………………………………………………………니 혼자 타!!!!!!!!!!!!!  내가 외친다.

파이널리, 미네소타의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날씨가 드디어 돌아 왔다. 섭씨로 영하 25도 정도의 날씨에 주변의 학군에서는 휴교를 선언했다. 나의 귀한 외동딸이 다니는 학군은 정상 등교 하란다. 이것들이 하는짓이 마치 내 룸메 스럽잖아!!? 남이야 추워 얼어 죽던말던 아랑곳 하지 않은 그 얄짜구 없는태도….

하긴, 휴교를 했어도 문제지. (중)학교는 노는데 나를 로동자로 부리고 있는 (대)학교는 여니까…하나뿐인 귀한 새끼를 집에 혼자 두고 올수도 없고 분명히 내 일터에 델고 와서 회의실에 앉혀놓고 고생 시켰겠지. 근데 이정도 온도라면 다른 주에서는 주정부 부터 이런저런 회사들 까지 깡그리 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이 “자.랑.스.런” 미네소타는 꾸역꾸역 오픈이다. ㅈㄱㄹ…

내 룸메는 한술 더 떠서 한겨울에도 창문을 5센치 가량 열어놓고 사신다. 내가 춥다고 쨍쨍 거리면 “추우면 옷 껴입으면 되자나, 더울때  벗는건 한계가 있다고….나, 벗으까? …씨익” 라면서  참으로 뽄뽄스럽게 말씀하셨더랬다. 내가 집안에서 잠바입고 살기를 수십년 ….어느날, 이를 악물고 떨리는 입술로 애써 미.소.를. 지으며 룸메에게 물어봤다. “꼭! 이리 비인간 적으로 츠븐 (추운) 미네소타에 사라야겐나!. 꼭! 골라도! 이런동네를! 참말로 !잘도! 골라쁘릿네, 엉!” 했더니만… 시크한 우리 룸메 하시는 말, “얌마, 니가 첫직장 일루 되서 온거자너…………..” ………………………………………….헉! 그렇다. 내가 먼저 이리로 왔구나, 내가 내눈 찔렀구나…..엉엉엉…. 어라? 이 얘기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긴데? ….그 옛날 이렇게 붓지 않았던 시절의 내가 지금의 룸메랑 살겠다고 집에서 단식 (…은 아니고 절식..?)투쟁을 하던 당시, 울 엄마가 말씀하시길, “니, 자캉 살라꼬? 니는 니 누늘 니가 푸-욱 쑤씨고 있는기라” 하셨는데, 엄마 말이 맞았다. 내눈 내가 찌르는게 내 천성인가봐…ㅜㅜ

암튼 우리 룸메는 추수감사절 때는 주로 눈이 오는곳을 찾아서 콜로라도를 간다. 미네소타에서 열심히 운전해서 아이오와의 지루한길, 네브라스카의 소똥냄새를 꾸-욱 참고 14시간을 가면 덴버도착한다. 그러면 한국집 찾아서 먹고 장보고 한시간반 정도 산을 올라가면 스키타운에 나온다. 브레큰리지, 키스톤, 베일, 비버크릭, 알파인 베이신, 카퍼 마운틴, 스팀보트 그리고 그 유명한 아스펜 등등 많은 스키장이 있다. 그중 몇몇은 에픽 패스를 사면 여기저기에서 사용 가능하다. 어느 스키장이 되는지 또 블랙아웃데이가 언제인지 자세히 알려면 아래의 링크로!

http://www.snow.com/epic-pass/passes/epic-pass.aspx

여러종류의 패스가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딜로 사면 되는데, 우리 룸메는 에픽 로칼 패스 (콜로라도, 레이크 타호, 유타등등 에서 쓸수 있고 미네소타 에프톤에서도 쓸수 있는)를 사서 아주 뽕빨을 내고…아니 착한 말로…본전을 제대로 챙기고 계신다. 12살 이하의 아이들 패스는 진짜 굿딜!  4몇번 타면 벌써 본전이고 그다음 더 타면 돈을 버는거라는 참으로 괴이한 산수계산법을 구사 하시는 룸메는 우리끼리만 가면 내가 성질부릴것이 두려운지 항상 다른 가족과 같이 가는것을 계획하는데 그게 지루한 운전 여정이 재미 있어지기도 하고 스키탈때나 밥먹을때도 더 신나고 좋다고 할구 있다. 게다가 마음이 맞는 친구라면 숙소도 방이 여럿있는 콘도를 가게 되니 비용도 줄고 밤에 오손도손 즐겁게 놀수도 있으니 일석이조! 나도 우리끼리만 갔으면 투덜이 스머프 저리가라 할정도로 불평을 했을텐데 (나는 스키를 안타니까!) 좋은 친구네랑 같이 가니 나도 모처럼 즐거운 로드트립 한셈이 되어 버렸다. 나의 귀한 외동딸도 친구가 있으니 더 좋아하니 금상첨화! 나도 덩달아 콧구녕에 바람쐬고 좋은 시간을 가져서 기분이 한껏 업되어서 돌아오면서 뭐, 스키가 그렇게 좋다하는 룸메, 이제 구박 그만 해야 하나? 라는 건설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룸메님께서 꼭 초를 치신다!!!!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그 여운에 한껏 젖어서 피곤함이 와르르 몰려오는 그때, 한숨 돌리기도 전에,  그 많은 짐을 다 풀기도 전에,,,”야, 이번 크리스마스땐 우리 레이크 타호  스키장 갈까?, 본전도 할겸? 히힛! ” ………………………………………야잇, 인간아!!!!!!!!!!!!!!!!!!!!!!!!!!!!!!!!!!!!!!!!!!!!!!!!!!!

콜로라도 덴버에서 가까운 스키장들

브레큰리지
동네도 아기자기 예쁘고 식당이나 샵들이 많이 있어서 스키를 타지 않아도 재미있다. 무료버스나 셔틀이 잘 되어 있어서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리프트 주변으로 셔틀버스를 운영해주는 무료파킹장이 많고 살짝 떨어진 곳에 저렴한 파킹장이 있어서 (하루에 5불정도?)묵고 있는 콘도에서 파킹 스페이스를 하나밖에 안줬을때나 파킹료 (하루에 10-15불)를 비싸게 내야할경우  유용하게 쓸수 있다. 특히 리프트에서 가까운 곳에 숙박을 정했으면 걸어서 여기저기 가볼수 있다. 겔러리나 전시장도 나름 볼것도 있고 젊은이들이 놀만한 곳도 있는편이다. 특히 크레이프 만들어 파는 구멍가게는 항상 줄이 서있을 만큼 유명한데  가격과 노동력의 댓가(오래 기다림)에 비하면 그저그런편이다. 먹을만 하기는 하지만 그리 특이하다고는 할수 없다. 내입맛엔  그저 떡이 최고지 !

키스톤
제법 긴 런이 있고 트레인 파크가 잘 되어 있어서 보드 타기에 좋다고 한다. 그리고 12살 이하는 어른 한명이 리프트 티켓을 샀을경우 무료 리프트 티켓을 준다. 다른 스키장은 오후에 문을 닫지만 키스톤은 야간개장을 해서 좋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젊은 혈기가 넘치는 인간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조금 러프하게 타는 편인것 같아서 자주 가지는 않는다. 동네가 작아서 파킹하기가 조금 힘들고 볼것은 그리 없는편인데 좋은점이 하나 있다. 아주 착한 (ㅎㅎ?) 손목밴드를 구입을 하면 주변의 가맹점인 바나 주점을 맘껏 갈수 있다고 한다, 올유캔 드링크?…내가 손목밴드 사본게 절대로 아니다. 나도 들은 얘기다….믿어달라…

베일
경치가 무척 좋은 런이 있어 유명하다. 에픽 패스가 있어도 브레큰리지와는 달리 블랙아웃 데이가 있어서 항상 갈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 인지 동네 분위기는 조금 더 부유해 보이고 좋아 보이지만 왠지 인위적인 느낌이 나서 내가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샵, 겔러리, 식당, 바 등 볼거리 먹거리가 많고 예쁜 건물과 운치있는 스케이트장이 있어서 아이들도 좋아하는편이다. 저녁을 먹으며 영화를 볼수 있는 영화관도 있어서 저녁시간을 유용하게 쓸수 있다. 파킹이 조금 비싸고 먼편이라 리조트에서 제공해 주는 셔틀을 타는것이 좋다. 계단이 많고 리프트까지가 멀어서 스키 부츠신고 돌아다니기 힘든 동네라서 애들이 힘들다고 할수도 있는데 그럴땐 반드시 남푠들이 짐을 들게 하고 아이들은 가볍게 가도록 해야 한다. 샬렛에서 파는 음식도 다른곳 보다는 맛이 좋지만 그래봤자 햄버거쪼가리…그럼에도 가격은 센편이라 간단한 스낵을 가져가는것이 좋다.

비버크릭
많은 대회을 주최할 만큼 좋다고 하는데 우리는 아직 가보지 않았다. 에픽패스를 사면 여기도 갈수 있어 다음에 가면 한번 가볼 예정이다. 베일에서 가까운데 숙소가 베일 보다는 많지 않은것 같다. 어차피 차로 간다면 숙소는 베일에 잡고 비버크릭은 하루 정도만 갔다오는것도 좋을것 같다.

알파인 베이신
우리는 가보지는 않았는데 다들 브레큰리지 보다 좋지 않다고 한다. 뭐 가보려면 갈수 있겠지만 브레큰리지 보다 못하다는데 왜 가겠는가. 스키장이란 스키장을 다 둘러보고 싶어하는 내 룸메라면 가보고 싶어 할지도…..

카퍼 마운틴
에픽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그런대로 좋다고 들었다. 우리는 가보지 않아서 뭐라 할수 없지만 나중에 로칼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구경은 가보고 싶은곳이다.

스팀보트
우리는 가보지 않았지만 가본 사람 말로는 아주 좋다고 했다. 에픽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스키장도 그렇고 동네 주변도 좋아서 또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여러 가정이 같이 가서 좋은 하우스를 렌트해서 재미있게 지내고 왔다고 들어서 나중에 꼭 한번 가보려 한다.

아스펜
한국사람들이 많이들 알고 있는 스키장이다.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가격이 좀 센편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여기도 가보지 않았다. 에픽패스가 있으니 주구장창 에픽에 속한 스키장만 가고 있다. 그런데 아스펜은 명품 샵도 있고 노는 문화가 잘 되어 있다고 하니 그런데 관심있는 가족은 아스펜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콜로라도는 스키장이 많아서 겨울에 가기에 좋은 관광지중 하나이다. 덴버를 거쳐가니 한국식당이나 한국마켓도 있어서 편리하기도 하다. 스키뿐만 아니라 온천도 있다고 하니 스키타다가 뭉친근육 풀러 가는것도 좋은 생각인듯하다. 한가지만 당부를 한다면, 고도적응을 돕는 약을 꼭 미리 먹어두라는 것이다. 덴버자체도 고도가 높아서 예민한 사람들은 괴로울수가 있다. 거기다가 산을 올라가면 해발 10,000 피트정도가 되기도 한다. 왠만한 지역에서는 그 약을 팔지 않는다. 심지어 덴버에서도 구하기 힘들다. 스키장 도착전 프리스코 라는 곳에서 부터 약을 팔기 시작하는데 그때 먹으면 이미 늦은셈이다. 약을 미리 구해서 여행 시작하면서 먹어둬 적응 시간을 가지면 제일 좋고 안되면 하루 고생할 각오를 하고 가자 마자 약을 먹고 휴대용 산소기를 사용하는것도 방법중 하나다. 내가 생긴건 이래도 나름 예민해서 고도병이 생기면 머리가 깨질듯 아프고 눈이 튀어 나올것 같고 코안도 헐어서 꽤나 고생하는데 이게 조금 심해지면 구토까지 하게된다. 조금맘 움직여도 숨이 차서 (절대로 운동부족때문이 아니다…..) 헥헥거리고 어질어질 한 증상까지 생긴다. 그러니 약은 온라인으로 사서라도 미리 먹어두자. 또 하나는 냄비밥할때 높은 고도를 고려해야 한다는것!  밥이 잘 안익을수 있음 ㅋㅋㅋㅋ 밥은 매우 중요하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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