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생과 나의 치맥!

최근들어 한국 드라마들이 신통치 않아서 통 보지 않았는데 요즘은 드라마 미생에 푹~ 빠져서 매주 미생을 보는 낙으로 지내고 있다. 사회초년생의 눈으로 그려낸 사회생활을 연재한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었다는데 드라마속 인물들이 현대 사회를 치열하게 살아내는 직장에서의 모습을 그리면서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특히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직장인들의 다양한 직분, 신분(?)의 캐릭터들이 겪어가는 하루하루를 보면서 내가 걸어왔던 직장생활을 돌아보게 되는데 드라마의 OST 들과 맞물려 이따끔 울컥해지기도 하고 왠지 눈시울이 무거워 지기도 하는것이다.

세상물정 모르던 인턴때는 처음 사회에 발을 디뎌서 매사에 조심스럽고 나를 평가하는 눈들에 주늑들어 있으면서도 “학교에서는 우등생” 일때의 착각속에 억지로 힘을 내던 우물안 개구리이던 내가 생각나고, 신입사원일때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와 일의 물량에 휘청이면서도 무능해 보이기 싫고 비교 당하기 싫어서 끙끙 애쓰던 내가 기억이난다. 경력사원일때는 “몇년차” 라는 직함에 눌려서 몰라도 모른다고 티를 내지 못하고 혼자 감당해내려고 안간힘을 쓰던 때가 있었고, 중견사원쯤에는 위의 간부에게 눌리고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쌩쌩한 젊은 청춘들에 치이는 서러운 중년사원이 되어있는 내가 있다. 물론 다른 높으신분들은 직원들을 통솔하면서 윗분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잘 나갈땐 으쓱하기도 하지만 뭔가가 잘못되면 책임을 져야 하고 명퇴의 위기감을 항상 감수하고 사는 간부들의 사연에 뭉클하고 간부직원들에게 공감을 할것이다. 정사원, 계약직, 바이어, 협력업체, 시공사, 수주업자 등등 모든 다른 처지와 상황에서 나를 비추어 보고, 그맘때의 나를 기억하고, 지금 처한 상황에 울렁이고 앞으로 닥쳐올 미래에 불안해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직장인들의 모습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또 안심하고 있는것이다. “아,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고.

직장생활이란, 내가 생각한대로 되지도 않았고,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 되는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이 작용을 하고, 때로는 불공평함에  휘둘러지고, 어느 순간에는 억울함이 작렬하고, 이런저런 차별대우를 받으면서 그때의 애송이를 벗어나 지금처럼 한사람 몫을 해내게 되는것이 내가 생각하는 직장생활이다. 그리고 그 “직장인”이 되는 과정을 드라마 미생에서는 잘 잡아내고 있는것 같다. 물론 드라마의 특정상 조금의 과장은 있다. 그래도 사회생활이 만만치 않지만, 사실 그 사회생활도 직장인 개인의 한부분이라는 맥락을 놓치진 않고 있는것이다. 오래간만에 내가 열중할수 있는 드라마가 나왔다. 우리집 룸메(?)도 열심히 보고 있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매주 기다리면서 한주를 살아가는 나는…직장인….그래서 나도 “미생” 이다. 나의 룸메는 미생을 보면 맥주가  급! 땡긴다는데, 나는 치킨이 더 격하게 땡긴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주도 미생과 함께 치맥을! 하게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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