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 이야기-체르니 2

지난번에 이어 체르니 선생님에 대한 얘기를 좀 자세히 해볼까 합니다.
말씀드렸듯이, 체르니가 쓴 연습곡들은 너무나 많아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 연습곡들의 주된 목적은 테크닉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또한 체르니 곡에 대해 연구를 하다보니 체르니 연습곡들의 장점중 아주 큰것은 Reading 을 향상시키기에 아주 좋은곡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체르니는 Reading 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였고, 베에토벤이나 쇼팽의 곡처럼 reading 이 그렇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기본적인 passage 와 pattern 들이 많이있는 체르니의 연습곡들은 sight reading 을 연습하기에 아주 좋은곡이라는 결론입니다. 저는 늘 reading 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선생님이기 때문에 reading 을 잘하는것도 아주 큰 테크닉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체르니의 연습곡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테크닉 연습곡이라 할수 있죠.

잠시 삼천포로 좀 빠져보겠습니다.
미국에 처음 유학왔을때 정말 뜨악~ 하고 놀랐더랬습니다.
제가 석사를 졸업한 학교는 미국 음대 랭킹에서 일등을 놓치지 않는 학교인데요, 사실 처음 그 곳에 도착해서 짐풀고 처음 학교에 발은 디디던 날.. 무지 긴장하고 긴장했었습니다.
이 학교가 일케 유명한데 애들이 얼마나 피아노를 잘칠까.. 음메 기죽어 -_-;; 했더랬지요.
근데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아이들의 소리를 들어보니 물론 무지잘하는 애들도 있었지만, 그냥 그런아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연습할때만 그런것이냐.. 연주때도 그렇더군요.. 알고보니 많은 미국아이들의 기본 테크닉이 동양아이들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잘하는 Top 아이들은 정말 테크닉이 좋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치죠)
처음에는 정말 미스테리 였습니다.
몇년을 미스테리속에서 지내다 점점 미국교육과 미국문화를 조금씩 이해하다 보니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 있었는데, 미국아이들은 어릴때 테크닉 연습을 거의 안한다 였습니다.
우리나라는 획일적으로 체르니와 하농을 하는 반면 미국은 교재자체가 틀리고, 테크닉을 위해 체르니, 하농 혹은 다른 연습곡들을 우리나라 처럼 시종일관 연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거였죠.
그래서 동양아이들 (우리나라 포함, 중국, 일본, 대만 아이들 대부분 비슷한 교육을 받습니다..)이 손가락이 끝내주게 돌아가면서 테크닉이 좋다고 보면 무리가 없습니다. 물론 음악적인 면에서는 많이 차이가 납니다.
테크닉만 강조하는 동양의 교육이 좋은것인지, 음악적인것만 강조하고 테크닉 교육을 거의 안시키는 미국의 교육이 좋은것인지.. 많은 생각을 한결과 둘다 병행해야만 한다 는것이 제 결론입니다. 어느쪽으로도 치우쳐서는 안되는, 둘다 중요한 항목이란 말이죠.

그만큼 중요한 테크닉! 그리고 교재 이야기.. 계속 이어집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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