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 라떼와 크림케잌

얼마전, 비아쥐의 와인룸에 관한 마실일지를 쓰고나니, 서방이 한다는말, ”니, 올만에 밥값했데? 와인룸 함 더 가주꾸마” 란즉, 간만에 기특한짓 했으니 와인룸 한번더 가서 밥 사주겠다..란 말이다. 앗싸! 껀수 생겼따! 빠른시일 내에 (약발이 먹힐때) 스케쥴 잡아서 가야쥐..므흣…그래서 그김에 지인들에게 자랑을 좀 했더니…”거기 인원수 몇명 이상이라야 되는거 알쥐? 내가 쪽수 채워주랴?” 라는 분(?) 이 계신다. 그래서 그분께 “우리는 긴축경제환경에서 빈곤경제체제로 돌입했음이야” 라고 말해줬다……내가 간만에 유식한 말을 해서인지 모두들 놀라는 눈치였다.

그리하야, 와인룸 2탄은 잠시 미루고 다른곳을 소개하려 한다. 사실은 자랑을 좀 하려하는거다. 까페 라떼는 트윈시티 지역에서 꽤 유명해서 많이들 가보신듯해서 별 설명을 안해도 될듯한데, 그래도 덧 붙이자면, 미네소타 명소 안내서에도 나올만큼 유명하다. 음식도 나름 gourmet-quality 음식이지만 동네가 히스토릭한 그랜드 에비뉴에 있어서 볼거리도 있고 근처에 사립대가 있어서 보는 아줌마의 눈도 즐거운 곳이랄까? 크흠…물론 본인은 케잌 때문에!!! 가는거지만서도….

미네소타 처음와서 상상을 초월하는 눈빨에 놀라고, 콧물이 나오자 마자 얼어붙어 버리는 강추위에 질려서, 좋게 말하면 몸도 마음도 서글퍼져 있는, 솔직히 말하면 맛탱이가 가버린, 나를 서방이 첨델고 간곳이다. 거기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한국의 크림케잌이랑 조금은 비슷한 레스베리 토르테를 사주며 “마이 무라! 꼭 한국 온거 같제?” 라며 달래준 기억이 어렴픗이 난다. 우리 서방은 무뚝뚝이 체질화된 고전적인 한국남! 이런적은 손을 정말 꼽을 정도다. 그뒤로는 친구와도 자주 가고, 누가 놀러오면 관광코스 처럼 가기도 해서 많이 친숙해진 곳이지만 요근래 (애 낳고 나서 5년?) 가본적이 없어서 거의 잊어먹고 있었더랬다. 내가 이집 케잌을 꽤나 조아라 했다는것을. 그런데 이번 발렌타인데이때, 울 서방이 일년에 몇번 안걸리지만 한번 걸리면 죽을듯이 앓곤하는 감기몸살로 끙끙 대는 와중에도, 그 머나먼 그랜드 에비뉴에 가서, 해로운 날씨와 짜증나는 교통체증을 뚫고, 대목이라 사람들 박다글 거리는 틈새에서 줄을 서서, 내가 젤로 좋아하는 케잌을 사왔지뭔가! 나는 지데로 감동 받았던것이다….라고 하기엔 난, 내서방을 너무도 잘안다. 뭔가 큰 장난감을 멋데로 질러 버려서 (말하자면 컴터 같은 출혈이 큰 장난감) 내게 싸바싸바 해야 하거나, 내게 뭔가를 바래고 (예를들면 어디에 무슨 글을 써야 하는데 시작도 못해서 날 부려먹으려고 작심한것) 살쿨려는게 아닐까? 하고 짠박을 굴렸다. 그런데 아니란다. 그럼 진정 나를 위하여? ………………그럴리는 없고 아마도 감기몸살 약기운에 길을 잘못 들어서 그랜드 에비뉴로 흘러가지 않았을까…하고 추측만 할 따름이다. 암튼 올해 발렌타인데이는 길이길이 기억에 남을 귀한 케잌을 먹으며 보냈다…라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니는 나는야, 그 이름도 유치한 아!줌!마!
엇! 서방이 한마디 더 한다. “작년 니생일때도 똑같은 케이크 사다 줬디만, 다 까묵었제?” 란다…멀라! 난 그런거! 기억도 안나! 좀 자주 사다 줘봐! 다정한 서방이라고 불러주꾸마!

흠흠…달아오른 열을 식히고…
우선 음식으로는 샐러드와 숩 그리고 빵 한조가리….가 여운도 남고 좋았다. 샌드위치 라인처럼 줄줄이 서서 눈으로 보고 골라 맨 끝에서 계산을 하게되는 cafeteria-style dining 으로 거의 모든 음식이 아기자기 예쁘고 맛도 좋은것이 잘 나왔던것 같다. 게다가 음식을 보면 왠지 건강식품 스러워서 먹으면서도 죄책감이 거의 안든다는것이 주 포인트!
디저트로는 Turtle Cake 이 젤로 유명하다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Raspberry tortes 를 선호하는편. 왜냐? 한국에서 먹던 생크림 케잌이랑 비슷하니까! 물론 Raspberry 부분은 속이 뒤집어 지도록 달아서 왜 맛있는 케잌에 이런 잔인한 짓을 했을까 하고 불평하곤 하지만, 그래도 이게 없으면 케잌의 부드러운 맛이 보존이 안된다니 아쉽지만 이부분은 약간 덜어내고 먹거나 조금 먹다보면 금세 익숙해져서 살콤살콤 계속 먹게 된다는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딸기가 살포시 얹어진 cheesecake 을 좋아 하는데 가격은 Raspberry tortes 보다 조금 비싼주제에 양은 반이라 너무나 미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Italian Fruit Tart 는 부드러운 촉감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는 조금 딱딱해서 한번 먹어보고는 다시는 안먹게 된다. Fruit & Nut cake 은 조금 평범한 맛이라 그냥 고급파이 먹는 기분외에는 별로 인상에 남지 않기에 스킵하도록 하겠다.
그럼 가격대는? 카페테리아 음식도 디저트도 모두 다-아 비싼편이다. 특히 케잌을 조각으로 먹으면 왠만한 점심값 정도라 부담이 크다. 케잌을 통째로 사게되면 같은 식당의 다른 라인에서만 살수 있는데 27불 에서 35불선 이니 컵푸드 같은데서 사먹은데 익숙한 분들에게는 충격적인 가격일수도 있다. 나는 이왕 먹을거면 비싸더라도 까페 라떼의 케잌을 먹고 다른곳의 케잌은 돈 아까와서 잘 안먹는 편이다….라고 대외용으로 말하고 사실은 불어나는 부피를 감당 못해 이런저런 군것질은 거의 않는편이다. 까페 라떼의 케잌은 이런 이성적인 생각을 할수 없기에 우선 달려들어 먹고 나중에 후회하는 실정이라 꼭 취향이라 말할순 없지만 신랑이 물어보면 곧 죽어도 나는 고급입맛이라 까페 라떼가 아니면 안된다, 라고 외치고 본다. 그러면 또 아는가? 나중에 또 사다줄지…ㅌㅌ

다들 가보셨겠지만 생각난김에 한번 더 가보시라고 카페라떼에 대해 올려본다. 요즘은 바로 옆에 파킹빌딩이 있어서 영수증에 발리데이션 찍어 나오면 한시간인가? (두시간이던가?) 공짜니까 꼭 챙기시길 바란다.

Cafe Latté
850 Grand Ave.
St. Paul, MN • 55105
(651) 224-5687•
http://www.cafelat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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